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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만사

백두대간 종주의 흔적들(2)

남한 땅의 백두대간 길은 어떤 곳에선 736킬로, 어떤 곳은 690킬로로 표기하지만

실제의 거리는 계산하기 좋아하는 사람들의 표현에 불과할 뿐,

 

그 맥을 걷는 이들의 정성과 염원, 그리고 실제 밟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육체적 건강과 정신적, 마음적 심득이 더 큰 중요함으로 다가 온다..

 

 

지리산, 덕유산, 속리산, 월악산, 소백산, 태백산, 오대산, 설악산 권역으로

크게 나뉘어 지면서 그 산등성이를 끊임없이 어어내는 길들을 걷는 것 만으로 신토불이요,

우리가 살고 있는이땅의 거대한 등줄기에서 하늘과 땅으로 연결되는 하나의 통일과정에서

사람이 발과 머리로 서로를 공감하고 나누는 과정인 것이다..

 

 

때로는 부부가 함께 해도 좋고, 친한 친구와 함께 해도 좋은 것이며

 

 

혼자서 잠시 그구간을 걸어내며 내면의 나와 대화하는 시간을 가져도 아주 좋은 것이다..

 

 

가끔씩 뒤돌아서 내가 걸어낸 길들을 돌아봄에서 지나온 내 인생을 반추하는 사색의 시간도

아름답기 그지 없고, 그 과정에서 못내 털어내지 못했던 마음의 찌꺼기를 툴툴 털기도 하고..

 

 

내가 타인들과 섞여 사는 아랫세상을 오히려 더 그리워 하는 낭만과 감상을 즐기기도 하는 것이며..

내리 깔린 계곡을 받들며 쉬엄 쉬엄 잠시 숨고르는 시간마저도 너무나 소중한 것이다.

 

 

화려하지 않아도 그저 말벗처럼 은은하게 존재감을 드러내는 소담스런 암반들도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주변 사람들, 지인들의 소중함을 잠시나마 깨닫고 감사하는 시간을

가지게 해주니 이또한 백두대간 길이 우리에게 주는 귀하디 귀한 선물이다..

 

 

앞으로 가야 할 길 전부는 아니더라도 바라보며 힘을 얻어 낼 수도 있고,

너무 먼길처럼 느껴진다면 잠시 엉덩이 땅에 붙이고 숨 몰아 쉬며

재충전의 시간도 얼마든지 누릴 수 있는 것이니..

 

 

중간 중간 이정표를 안고 하늘 한번 다시 바라보고 아릿한 다리의 통증도

피하기 보다는 보담아 주는 스스로에 대한 아량을 베풀어주고..

내 스스로 관대하니 남에게는 조금 더 관대하고 넓은 마음으로 이해의 폭을

가지는 사회성마저 길러주기까지 하는 것이다..

 

 

백천겁의 인연으로 이 길을 함께 하는 이들이 어찌 가벼운 스침이겠는가..

한번 보고 말지라도 먼 내생에는 그것조차 아주 귀한 이음줄이니..매순간

최선을 다하여 미소라도 띄워보자..

 

 

육체적인 아량보다는 마음의 저울을 더욱 가볍게 하여 온세상을 안는 시늉도 해보면서

순수한 자기암시를 통해 미친척 하늘과 땅을 잇는 신선흉내도 내어 보는 것이니..

 

 

비로소 내가 보고 가슴에 담는 이 세상 모든 것이 허투로 생겨난 것이 아님을

통렬히 자각하는 지성빅뱅의 희열을 만끽하자..

 

 

매일 보면서 알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던 인생반려자와 이 힘든 구간 함께 하며

새로운 정도 보태고 구태한 나태감을 털어내노라니 새로운 사랑이 샘솟는다..

 

 

또다시 겨울이 오고 산객들의 두툼한 자켓사이로 칼바람이 여밀어 들어와도

더욱 기운차게 또 한코스의 거리를 온몸으로 걸어보세..

 

 

팔뚝만한 고드름에 계절의 옹골참을 새삼스레 느끼니..

지금 이마에서 흐르는 땀방울이 오히려 시원한 느낌으로 한겨울을 즐겨하고..

 

 

이제 산객들의 나눔정도 깊어만 가니 덕담이 나르고

막걸리 잔으로 내 마음, 네 마음을 기필코 나누는구나..

 

 

건달이 동생 선달산을 올라서는 어제 같은 가을이 벌써 눈으로 덮힌 아쉬움을 깔아내고..

 

 

조선시대 초기부터 살아왔다는 이 고령 철쭉나무에선 그 나무의 곧은 마음과

그 긴세월 서러움을 함께 교감하고 감동하고..

 

 

우리 선조들의 애환이 어린 고갯길에서는 그저 지금의 내모습이 비로소 행복함을 느끼곤 한다..

 

 

앙증맞은 이름이여..옥돌봉..사연이야 돌이 많아서 그렇지만 외려 그 느낌이 더 정겹다..

 

 

환갑되신 젊은이의 힘찬 풀무질에 아롱아롱 익혀진 수제비 한 그릇에

온 하루의 노곤함을 송두리째 잊고 건네는 소주잔, 탁주잔에 걸사한

고담준론을 흉내내니..이또한 대간길의 잊지못할 그리움이요..멋이다..

 

 

폭설이 내린 다음날 금대봉에서 시산제를 하기로 한 늦은 겨울날..

 

 

백두와 한라 산신에게 올 한해의 안전한 산행을 진심으로 기원하는 시산제를 올리고..

 

 

1미터를 가름하는 깊은 눈자락에 몸도 마음도 풍만한 겨울을 만끽한다..

 

 

온천지가 눈이요..매서운 칼바람으로 도배를 해도 걷는 이

등줄기엔 메마른 땀줄기가 흐르니..겨울은 겨울다워야 한다는 새삼스런 진리를..

 

 

바람개비 돌지 않아도 마음에는 돌고 있고..황량하나 탁 트인 고갯길을 애면글면 걷는

산객들이 발걸음이 비틀하다..Stumbling in..Stumbling in..

 

 

비단봉에서는 어린아헤 처럼 천진난만한 웃음으로 눈길 헤친 고단함을 지워내고..

 

 

계절은 또 그렇게 겨울을 물려내고 초봄의 따뜻한 햇살과 그늘의 잔설뭉치로

험준 대간길을 장식한다..

 

 

오늘 길은 거리도 멀지만 오르내림의 부침이 심하여 만만치 않으나

사진에는 애써 그 짜증을 감추어 안그런척..^^

 

 

산행동료가 꼬불쳐 오신 시원한 맥주 한모금이 생명수처럼 달콤시원하게 몸을 씻어주니

일어서는 발걸음이 한결 가볍고 즐겁게 변한다..

 

 

청옥, 두타와 함께 삼신봉형태로 자리잡은 고적대..가팔라서 내려가기 힘들었어라..

 

 

이 곳에서 다시금 하산길..천하명소 두타산 무릉계곡으로 내리니 기대감과

들뜸에 여섯시간 산행의 피로감이 어디론가 가고 없다..

 

 

천지기운이 휘갈긴듯 멋진 12자 글귀에 뜻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끄덕이고..

 

 

오늘은 금지구간을 침투하듯이 달아 빼야 하는 소황병산 경유 오대산 노인봉 코스..

탁트인 조망에 비해 날씨는 조금 무더웠다.. 그래도 오로지 갈 뿐이다..

 

 

중간기착지 매봉에서 다시 만나 촬영을 하니..그대 달아 뺀 산객들도 보이고..허겁지급 한둥한둥

오시는 산객들에 대한 껄죽한 농담들이 구수하다..

 

 

소황병산 자락의 감시 눈초리를 피해 움직임을 빨리 해야 하고..

언제까지 이 민족의 대간길을 인위적으로 제한 해야 하는 것인지..

 

 

멀리서 보면 노인의 수염같다고 해서 이름붙여진 노인봉에서 함께한 대간 동료들이

제법 심각한 표정으로 자신들의 노인봉 등극을 자축한다..

 

 

늘 남의 사진 찍어주기 봉사를 마다하지 않는 대간전문 사진작가와 붙박이 대원들..

 

 

지난 겨울 지나지 못했던 코스의 임시 땜방코스 안성-수재 코스에도 여지없이 비바람이 몰아친다..

자꾸 맞다보니 비바람도 백두대간 코스의 당당한 정식 과정으로 등극하여 왠만큼 와도 마다하지 않는 정성들..

 

 

계속 내리는 비바람이 동엽령에 가까이 가자 잠씨 구름이 물러나고

탁트인 아랫마을자락의 멋진 장관을 새색시 치맛자락 들치듯이 보여준다..

대간길은 가끔씩 이런 자연스러운 요염함도 즐기는 여유가 있다..

 

 

장쾌한 덕유능선은 운무에 가려 즐기지 못했으나 능선을 타면서 내려다 보는

덕유 특유의 조망과 산자락이 빚어내는 아름다움은 여느산에서는 찾아 보기

힘든 명품능선이다..

 

 

산행도 적절한 패션과 칼라가 섞이니 초록의 단조로움 속에서도 베네통 칼라처럼

묘한 엇갈림 배치색상이 알록달록 보는 사람의 눈을 즐겁게 한다..

 

 

송계 삼거리의 통발미소 사진작가님..

 

 

연칠성령 가는 길에도 갈미봉이 있고..이 곳 덕유 주 능선을 벗어난 대간길에도

갈미봉이 있다..아마 전국 각처에 있는 갈미봉이란 봉우리를 합하면 서른 개도 넘을 듯..

 

 

경치가 워낙 빼어나다 해서 빼재라 하기도 하고 한자로 수령이라 부르는 오늘 산행의 종착점..

오늘도 온 몸 가득히 덕유산의 여름비를 온몸으로 맞았다..춥지는 않았지만..

 

134

 

다시 강원도로 오른다..이른 새벽에 도착해서 아침식사를 하고 출발직전..

오늘 코스도 제법 길다..열시간의 소요시간을 예상하고 힘차게 출발..

 

 

도상거리나 실제거리나 오십리를 훌쩍 넘는 장거리지만 잠시 휴식을 취하면

언제 산행을 했냐시피 아주 팔팔하고 웃음 가득 띄우며 출발한다..

 

 

실제 걸어보니 도상거리보다 훨씬 더 멀다..얼려온 3리터짜리 카멜백의 물이 거의 다 소진상태..

몸도 무박산행으로 천근만근..발바닥도 불이 난다..여름날 기나 긴 대간길은 그래서 더욱 힘들다..

 

 

그래도 영원한 산꾼들의 로망..장시간 땀 흠뻑 흘린 산행후의 통쾌 상쾌 유쾌한 알탕..

그 희열은 직접 불X을 흐르는 시원한 계곡물에 담그는 바로 그 순간 최고의

카타르시스이며..정신적 쾌감과 육체적 시원함의 절정..바로 그것이다..

 

 

한계령 - 비선대 코스에도 새벽부터 엄청난 비와 바람이 몰아쳤다..겨우 겨우 정신을 차리고

끝청봉 가기 직전의 나무 개선문대를 통과..몇 번 다녀 본 코스지만 비만 안오면 너무 멋진 곳인데..

 

 

그래도 우리는 일보 일보 앞으로 나아간다..시간은 우리편이고 체력은 저마다의

수준이 다르지만 이 코스를 밟고 가겠다는 정신, 목표는 똑 같다..힘들어도 내딛는 것..

용기일까?..깡다구 일까?..누가 돈다발을 가져다 안겨 주는 것도 아닌데..

 

 

중청 갈림길 직전의 굵디 굵은 고사목은 죽어서도 지나는 산객들에게 마냥 반가운 인사를 건넨다..

이렇게 또 다른 천년을 버티어 먼 후손들에게도 우리들의 걸음을 잇게 해주오..

 

 

무너미 고개 직전의 천화대 전경..붉은 색깔과 곁갈려진 줄암봉들이

이곳이 바로 설악의 중심임을 온몸으로 알려준다..

 

 

비가 너무 와서 가지 못했던 공룡능선 무너미 고개-마등령 코스를 따로 밟기 위해

별도의 산악회 버스를 타고 천불동에서 새벽 세시에 희운각 대피소로 향하는데

달이..너무 밝다..왜냐하면 이날은 한가위 바로 그날이었기 때문이다..

 

 

새벽의 별빛과 구름에 가린 달빛에 은은하게 검은 실루엣으로 모습을 감추는

권금성 방향..빛이 없음으로 본 자태를 볼 수는 없으나 그 형상의 웅장함은 그대로이다..

 

 

여섯시 이십분 공룡능선의 첫 봉우리 신선대에서의 일출을 놓치지 않기 위해

양폭대피소에서 잠깐 어둠 속의 홀로 휴식을 제외하고는 치달았다..

역시 최고의 명품코스의 초입부는 가파르고 그 양태가 남다르다..

가쁜 숨을 겨우 몰아쉬면서 간신히 올라선다..

 

 

몇 번을 와 봤지만 역시 최고의 명불허전..우리 대한민국의 자랑..

공룡능선 신선대..먹먹한 가슴의 감동과 머리 속이 하얗게 비는 듯한

희열..그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터뜨려 범봉의 웅장함에 곁씌운다..

동해쪽에 우뚝 자리잡은 울산바위는 명성그대로 바람을 타고 온 산이

고함을 지르듯이 울어댄다..

 

 

잠시 숨고르고 신선대 봉우리를 오르자 드디어 붉은 적멸성 태양이 힘차게

솟아 오르며 만물에 빛의 선물을 가득 안기고..보는 이..비추이는 사물들이

더욱 생명력을 얻어 힘찬 기운을 뿜어내는 듯 하다..

 

 

뉘라서 저 절경에 감탄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느 누구가 탄성을

목 뒤로 삼킬 것이며 신선이라 한들 지긋이 눈감고 하늘과 땅이

빚어낸 저 장관을 음미하지 않겠는가..신선대에서 바라 본

공룡능선의 전체 조망..1275봉, 범봉, 마등령이 그대로 다 드러난다..

 

 

가을이 완연하지는 않지만 벌써 이곳은 가을을 가슴으로 맞이하듯

다소곳한 붉은 빛을 곳곳에 뿜어내며 가을 단풍잔치를 준비하고 있다..

 

 

선종의 원조 달마대사를 닮았다 하여 달마봉이 세상을 달관하듯이 북쪽으로

지긋한 눈매를 내지르고 화채능선의 조밀한 암릉미가 이 곳이 진정 속세의 선경임을

조용하게 알려 주고 있다..하루종일 있어도 지겹지 않을 곳..이곳은 공룡능선 신선대..

 

 

풍족한 여유시간을 빌어 출입금지라는 곳은 모조리 들어가서 둘러보고

카메라에 담는다..진정 이곳은 넉넉한 시간을 가지고 마음의 여유를 담아

천천히 찬찬히 둘러보고 가야 할 곳이다..능히 선계에서도 보배로운 곳..

 

 

맨 오른쪽의 1275봉을 필두로 나란히 늘어선 절봉들이 과연

이곳이 괜스리 한국최고의 명품코스로 이름 난 것이 아님을 웅변으로 나타낸다..

 

 

말그대로 거대 공룡의 삐쭉한 흘림성 등줄기가 틀림없다..이리 보고 저리 봐도 감탄을 내지르고

마음속에 눈 속에 듬뿍 진하게 짓무르도록 담아가고 싶은 전경이다..

 

 

1275봉 정상부이다..능선에서 잠시 쉬었다 가기도 하지만 안목있는 산객들은

약간 위험하고 모골이 송연할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고라도 이 곳에 올라야 한다..

신선대와 함께 공룡능선 최고의 조망처이자..속초와 동해 바다를 그야말로

굽어 내려 보는 천하의 명당처이다..

 

 

1275봉 정상에서 내려다 본 울산바위..가장 세밀한 구석까지 바라보고 자연의

조형능력을 들여다 보고 파동으로 감성을 자극할 수 있는 멋진 곳이다..

 

 

그 곳에서 30여분을 머문 끝에 올라온 산꾼에게 부탁해서 찍은 사진..

 

 

공룡능선의 감동이 채 가시기도 전에 다시 무박 새벽산행이 시작된다..

미시령에서 황철봉,마등령으로 넘어가는 최고 난이도 대간코스의 시작..

 

 

황철봉으로 가는 거대 너덜겅지대를 오르면서 맞이하는 동해의 일출..

누구의 머리위에 이글거리나..울산바위가 다소곳하게 태양을 맞는다..

 

 

매일을 저렇게 솟아 오르는 햇님이지만 그 장소와 그 상태에 따라

느끼고 남겨가는 감동은 천차만별이니..가장 기억에 남는 일출장관이다..

 

 

동해 일출에 대한 감동도 잠시 이제 다시 저 험한 너덜지대를 치고 올라야 한다..

새벽 이슬에 바위는 미끄럽고 경사는 가파르며 산객들의 허벅지와 종아리..

그리고 온몸 구석구석이 비명을 지른다..고통없는 희열은 그 강도가 감하리니..

 

 

황철봉 정상에서 바라 본 저항능선과 아랫쪽 저항령..통제구역이라 산객의

오고 감이 매우 드물어 더욱 더 귀하게 여겨지는 전경이다..

 

 

저 집채만한 바위들도 한 때는 울산바위나 달마봉처럼 하나의 바위였으리니..

기나긴 세월과 그 시간동안 온 몸으로 받아낸 풍상에 이스러 지고..

또 먼 훗날 잔돌로 쪼개지며 풍화작용을 받아 내리라..

 

 

윙수트를 입고 날아 내리고 싶은 욕망 가득한 곳..저항령 능선이다..

 

 

황철봉에서 가파르게 내려와서 다시 저항령에서 저항능선으로 가파르게

너덜겅지대를 치고 올라야 한다..왠만한 산객들도 이쯤이면 체력고갈의 한계를 맞이하고..

 

 

저 높은 곳에서 점심이라도 먹을양..마지막 힘을 짜내서 애면글면 말 그대로 생똥을 싸면서 오른다..

 

 

저항능선을 그대로 타기에는 장비도 없고..너무 위험하여 봉우리를 감싸도는 우회길을 걷지만

이 또한 가파르기 장난 아니고 건들거리는 돌길로 식은 땀을 같이 쏟아낸다..

 

 

그렇게 마의 너덜지대 네 곳을 온몸에 알이 베이도록 용을 쓰고 도착한 마등봉..

의외로 황량하지만 당당한 백두대간 코스의 한 척점을 이루고 있다..

 

 

마등령 삼거리에서 내려온 오세암..설악산의 봉정암과 함께 널리 알려진 암자로

한겨울 주지스님이 출타중일 때 홀로 남은 다섯살 동자가 눈으로 외부출입이 불가능한

상태에서 관세음보살을 어머니라 부르며 살아 남았다는 전설이 어려 있는 곳이다..

기도처로도 유명한 곳이고 요사채가 있어 주요 일정에는 늘 불자들이 붐비는 곳이다..

 

 

  또다시 대구에서 다섯시간을 달려와 미시령에서 상봉,신선봉,마산봉 코스를 타려고

했으나 국공파의 단속으로 미시령에서 오르지 못하고 저 아래 화암사에서

위험하기 짝이 없는 천인단애 절벽길을 오르고 올라 마주한 첫번째 전망대..

정말 위험하고 아찔한 곳이다..

 

 

다시 맞이하는 동해의 일출은 변함없이 붉은 이글거림으로 대지를 달구고..

 

 

설악산 권역의 마지막 봉우리 상봉에 도착한다..1시간여면 올 거리를 네시간 가까이 걸렸다..

그래도 더 힘들었던만큼 비례하여 감동의 강도도 남다르다..

 

 

가을이 완연하지 않았음에도 벌써 이 곳 북쪽 자락은 단풍이 절정을 지나고 있고..

 

 

대간령 표시는 이제부터 통제구역이 아님을 알려준다..

 

 

1050봉에서 돌아본 설악산 주능선과 산자락들의 압도적인 장관..

말이 필요없는 무언감동..

 

 

천상의 화원처럼 노랑,주황,초록,진보라가 절묘한 색상조합으로 가는 산객의

가슴에 열렬한 사랑을 불지른다..

 

 

마산봉 가기 직전의 1080봉에서 다시 내려다 봐도 그 감동의 강도는

자꾸만 올라갈 뿐...이래서 대간길을 밟아야 우리 산천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제대로 만끽할 수 있다고 하나 보다..

 

 

금강산 제 2봉 마산봉..비록 휴전선에 갈려 가지는 못하지만 이곳은 분명 금강산권역이다..

 

 

마침내 민간인으로 다다를 수 있는 남한 땅 최북단 백두대간 지점..진부령이다..

 

길고 긴 2년 7개월의 시간..걸어낸 거리보다 가슴에 담아 온 그 기억과 아름다운 경치에 대한

감동의 세리모니..꿀꺽하고 삼켜 버리기엔 너무나 아쉬워..오래고 오래고 돌아보며

백두대간을 찬미하리라..네가 있어 지난 30여개월 너무 너무 행복하였노라..

 

 

千里密山 無言師 (천리길 깊은 산들이 말없는 스승이 되고)

深甚丹景 透心處 (헤아리기 어려운 붉음으로 마음을 꿰뚫듯 펼쳐지니)

 

觀恒卽淸 汚痕濯 (변함없는 푸르름으로 늘 관조하노니 온갖 탁함이 씻겨져 내리고)

 

去行慣得 我靑覺